[AI입문]프롬프트 작성 기본 — 같은 질문도 이렇게 물으면 답이 달라진다
이 글은 AI 입문 연재 2단계의 첫 글이다. 1단계에서는 AI가 무엇이고 어떻게 굴러가는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를 봤다. 2단계는 실제로 쓰는 법이다. 그 시작이 프롬프트, 곧 AI에게 건네는 요청문이다. 39편 용어 사전에서 "프롬프트는 자세할수록 유리하다"고만 적고 넘어갔는데, 이번 글에서는 그 자세함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짚는다. 읽고 나면 늘 쓰던 질문을 훨씬 나은 답으로 바꾸는 방법이 손에 잡힌다.
프롬프트는 검색어가 아니다
검색창에는 짧게 넣는 편이 유리하다. 단어를 더할수록 걸리는 문서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프롬프트는 정반대다. AI는 어딘가에 있는 문서를 찾아 주는 것이 아니라 요청에 맞는 글을 그 자리에서 만든다. 그래서 조건이 없으면 가장 무난한 평균치를 내놓는다. 무난한 답은 대개 쓸모가 없다.
비유하자면 검색은 서랍에서 물건을 꺼내는 일이고, 프롬프트는 오늘 처음 출근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일이다. 처음 온 사람에게 "정리 좀 해 주세요"라고만 하면 어디를 어떻게 정리할지 알 수 없다.
요청에 넣으면 좋은 다섯 가지
맥락은 이 일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누구에게 보여 줄 글인지, 지금 무엇이 막혀 있는지를 적는다.
역할은 AI가 어떤 입장에서 답할지다. "10년 차 총무 담당자라고 생각하고"처럼 한 줄만 붙여도 쓰는 단어와 짚는 지점이 달라진다.
목표는 결국 내가 얻고 싶은 결과다. "설명해 줘"보다 "회의에서 3분 안에 말할 수 있게 정리해 줘"가 훨씬 낫다.
형식은 결과물의 모양이다. 표인지 목록인지 줄글인지 이메일 초안인지 정해 준다.
제약은 분량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500자 이내", "전문 용어 없이", "확실하지 않으면 추측하지 말고" 같은 조건이다.
다섯 가지를 매번 다 넣을 필요는 없다. 답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무엇이 빠졌는지 훑어보는 점검표로 쓰면 된다.
나쁜 예를 좋은 예로 바꾸기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자. 먼저 흔히 쓰는 요청이다.
회의록 요약해 줘
이렇게 물으면 AI는 몇 줄로 줄일지, 누가 읽을지,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없다. 앞의 다섯 가지를 넣어 다시 쓰면 이렇게 된다.
아래는 30분짜리 팀 회의록이다.
회의에 못 온 동료가 읽을 공유용 메모를 만들어 줘.
- 결정된 사항은 담당자, 기한과 함께 표로 정리
-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항목은 따로 목록으로
- 전체 400자 이내, 존댓말
- 회의록에 없는 내용은 넣지 말 것
[여기에 회의록 붙여넣기]
무언가를 배우려 할 때도 마찬가지다. "엑셀 함수 알려 줘"라고만 하면 어디서 본 듯한 설명이 길게 나온다. 이렇게 바꿔 본다.
엑셀을 처음 쓰는 사람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고 답해 줘.
월별 지출표에서 항목별 합계를 내고 싶다.
- 어떤 기능을 쓰는지, 왜 그것인지
- 실제로 입력할 수식 예시 한 줄
- 초보가 자주 틀리는 부분 두 가지
- 표 없이 줄글로, 300자 이내
예시를 하나 보여 준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요구가 있다. 말투나 형식이 그렇다. 이럴 때는 원하는 결과의 예시를 직접 보여 주는 것이 빠르다. 이 방식은 흔히 퓨샷(few-shot), 우리말로는 예시 제공이라고 부른다.
아래 형식으로 상품 소개 문구를 써 줘.
예시)
제품: 텀블러 → 문구: 아침 커피가 점심까지 따뜻하게
제품: 우산 → 문구: 가방 안에서 자리를 거의 차지하지 않는
이제 같은 형식으로 써 줘.
제품: 무선 이어폰 →
예시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두세 개면 패턴은 충분히 전달되고, 그 이상은 오히려 답을 예시에 가둔다.
한 번에 다 시키지 않는다
복잡한 일을 한 문단에 몰아넣으면 결과가 뭉개진다. 사람에게 일을 넘길 때처럼 단계를 나누는 편이 낫다. 보고서를 만든다면 첫 요청은 목차만, 두 번째는 고른 목차 중 한 절만, 세 번째는 말투 다듬기 순으로 간다. 중간에 방향을 고칠 수 있어서 결국 더 빠르다.
한 번에 물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요청 안에서 순서를 지정해도 된다.
다음 순서로 답해 줘.
1) 이 문제의 원인 후보를 세 가지 나열
2) 각 후보를 확인하는 방법
3) 가장 가능성이 높은 하나와 그렇게 본 이유
모르면 되묻게 한다
AI는 정보가 부족해도 일단 답을 만들어 낸다. 42편에서 본 성질이다. 이걸 막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요청 끝에 한 줄을 붙이는 것이다.
바로 답하지 말고, 답하기 전에 더 알아야 할 것이 있으면 먼저 질문해 줘.
이 한 줄이면 AI가 "누가 읽을 글인가요" 같은 질문을 먼저 던지는 경우가 많다. 내가 미처 정하지 못한 조건을 대신 짚어 주는 셈이라 결과물이 눈에 띄게 나아진다.
자주 하는 실수
| 실수 | 왜 문제인가 | 이렇게 바꾼다 |
| "좋게 써 줘" | 좋다의 기준이 없다 | 독자와 분량을 적는다 |
| 하지 말라고만 하기 | 대신 무엇을 할지 모른다 | 금지와 함께 할 일을 적는다 |
| 한 대화에 여러 주제 | 앞 내용이 섞여 답이 흐려진다 | 주제가 바뀌면 새 대화를 연다 |
| 첫 답에서 포기 | 한 번에 맞는 쪽이 오히려 드물다 | 무엇이 아쉬운지 말하고 다시 시킨다 |
| 자료 없이 사실 요구 | 지어낼 여지를 준다 | 원문을 붙여 넣고 그 안에서 답하게 한다 |
정리
프롬프트를 잘 쓰는 일은 문장력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먼저 정하는 문제에 가깝다. 다섯 가지를 적다 보면 스스로도 몰랐던 조건이 드러나고, 그 순간 답이 좋아진다.
다음 편은 44. 어떤 AI를 언제 쓸까 — 모델 선택 가이드다. 요청을 잘 썼다면 이제 그 요청을 어느 쪽에 맡길지 고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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