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입문]AI로 문서 만들기 — 보고서·기획서·이메일 실전
이 글은 AI 입문 연재 3단계의 첫 글이다. 2단계까지가 요청을 잘 쓰고 답을 확인하는 법이었다면, 3단계는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쪽이다. 첫 주제는 문서다. 보고서, 기획서, 이메일처럼 일하면서 매일 쓰는 글을 AI와 함께 만드는 순서를 정리한다. 핵심은 한 문장으로 줄어든다. 통째로 시키지 않는다.
왜 통째로 시키면 안 되나
"상반기 실적 보고서 써 줘"라고 하면 그럴듯한 글이 나온다. 문제는 그 글이 내 회사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AI는 내 숫자도 내 사정도 모르니 일반론으로 빈칸을 메운다. 43편에서 본 대로 요청이 막연하면 답도 막연해진다.
게다가 통째로 받은 글은 고치기가 어렵다.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몰라서 결국 처음부터 다시 쓰게 된다. 그래서 순서를 나눈다. 뼈대를 먼저 합의하고, 자료를 넣고, 한 덩어리씩 채운 다음, 마지막에 다듬는다.
첫째, 뼈대부터 잡는다
사내 보고용 문서의 목차만 잡아 줘.
주제는 상반기 고객 문의 유형 변화다.
읽는 사람은 팀장이고 분량은 A4 두 장이다.
각 항목에 무엇을 쓸지 한 줄 설명도 붙여 줘.
본문은 아직 쓰지 마.
마지막 줄이 중요하다. 이 말이 없으면 목차와 본문을 한꺼번에 쏟아 낸다. 목차 단계에서는 고치기가 쉽다. 항목 순서를 바꾸거나 빼라고 한 줄만 말하면 된다. 뼈대가 마음에 들 때까지 여기서 두세 번 주고받는 편이 결국 빠르다.
둘째, 자료를 주고 쓰게 한다
45편에서 파일을 올려서 쓰는 법을 다뤘다. 문서 작업에서 그 기능이 가장 크게 쓰인다. 회의록, 지난 분기 자료, 통계 파일을 올려 두고 그 안에 있는 내용만 쓰게 한다.
올린 파일 세 개를 근거로 2번 항목만 써 줘.
파일에 없는 내용은 넣지 말고,
빠진 정보가 있으면 [확인 필요]라고 표시해 줘.
표시를 요구하는 게 요령이다. 빈칸을 상상으로 메우는 대신 빈칸이라고 알려 준다. 그 표시가 그대로 내가 채워야 할 일 목록이 된다.
셋째, 내 문체를 유지시킨다
문체를 말로 설명하면 잘 안 된다. "정중하게", "간결하게" 같은 말은 사람마다 뜻이 다르다. 대신 견본을 준다.
아래는 내가 지난달에 쓴 보고서 일부다.
문장 길이, 어미, 용어 수준을 그대로 따라서 써 줘.
[예전 글 붙여넣기]
견본 하나가 설명 열 줄보다 낫다. 자주 쓰는 문서 종류라면 잘 쓴 글을 한 편씩 따로 모아 두고 매번 붙여넣으면 된다.
표와 개조식으로 받기
보고 문서는 줄글보다 표가 잘 읽힌다. 형식을 지정하지 않으면 AI는 대개 줄글로 쓰므로 원하는 모양을 말해 준다.
| 원하는 것 | 요청에 넣을 말 |
| 짧게 | "항목마다 두 줄을 넘기지 마" |
| 개조식 | "완결 문장 대신 명사로 끝내 줘" |
| 표 | "열은 항목·현황·원인·대응, 칸마다 한 문장" |
| 내 말투 | "아래 예전 글의 문체를 그대로 따라 줘" |
넷째, 검토와 다듬기
다 쓴 다음에 "고쳐 줘"라고 하면 멀쩡한 문장까지 바뀌어 있는 일이 흔하다. 그래서 고치기 전에 지적부터 시킨다.
이 문서를 팀장 입장에서 읽고,
논리가 끊기는 곳과 근거가 없는 주장을 짚어 줘.
지금은 고치지 말고 지적만 해 줘.
지적을 먼저 받으면 무엇을 고칠지 내가 정할 수 있다. 그중 두세 개만 골라 "이 부분만 다시 써 줘"라고 하면 문서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
그대로 쓰면 안 되는 부분
- 숫자. 46편에서 본 대로 합계와 비율은 직접 다시 확인한다.
- 사람 이름과 직함. 잘못된 호칭은 내용보다 먼저 눈에 띈다.
- 사내 고유 용어. 비슷하지만 우리 회사에서 안 쓰는 말로 바뀌어 있는 경우가 많다.
- 결론과 권고. 판단은 쓴 사람이 책임지는 부분이다.
이메일은 조금 다르다
이메일은 짧아서 한 번에 시켜도 된다. 대신 상황을 준다. 상대가 누구인지, 어떤 관계인지, 무엇을 얻으려는지, 어떤 말투인지. 그리고 받은 메일 원문을 함께 붙여넣는다.
아래 메일에 답장을 써 줘.
상대는 처음 연락하는 협력사 담당자다.
일정을 한 주 미루자고 요청하되 이유는 간단히만 밝힌다.
다섯 문장 이내, 정중하지만 딱딱하지 않게.
[받은 메일 붙여넣기]
초안이 나오면 한 번 소리 내어 읽어 본다. 어색한 대목은 대개 읽는 순간 걸린다.
정리
뼈대, 자료, 살, 다듬기. 이 네 걸음이 전부다. AI가 만드는 것은 초안이고, 그것을 문서로 만드는 일은 사람이 한다. 이 경계를 지키면 걸리는 시간은 크게 줄고 결과물은 내 것으로 남는다.
다음 편에서는 코딩 없이 하는 자동화를 다룬다. 매번 손으로 반복하던 일을 줄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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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설명은 2026년 8월 기준이며 서비스 정책은 자주 변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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