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입문]코딩 몰라도 하는 자동화 — 반복 업무를 줄이는 법

이 글은 AI 입문 연재 3단계의 두 번째 글이다. 자동화라고 하면 프로그램을 짜는 일 같지만, 실제로 시간을 잡아먹는 반복 업무는 대부분 아주 단순하다. 그리고 그 단순한 일을 처리하는 방법을 AI에게 물어서 받아 쓰는 데는 개발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47편에서 문서를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손이 계속 가는 일을 줄여 본다.

되는 일과 아직 어려운 일

기준은 하나면 충분하다. 말로 설명해서 남에게 시킬 수 있는 일이면 자동화도 된다. 규칙이 분명하고 같은 동작이 반복되면 맡길 수 있고, 그때그때 다르게 판단해야 하면 아직 어렵다.

자동화되는 일과 아직 어려운 일

예외가 많은 일도 조심한다. 백 건 중 아흔 건이 규칙대로여도, 나머지 열 건을 매번 찾아 고쳐야 한다면 손으로 하는 편이 빠를 수 있다.

스프레드시트부터 시작한다

가장 안전하고 효과가 빠른 곳이다. 이 글에서는 구글 스프레드시트엑셀을 함께 다룬다. 둘은 수식은 거의 같지만 스크립트를 넣는 방식이 다르므로, AI에게 요청할 때 어느 쪽인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 자체에 AI 기능이 들어오는 흐름이다. 셀 안에서 바로 AI를 부르는 함수나, 옆 창에서 수식을 만들어 주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다만 구독 종류에 따라 쓸 수 있는지가 갈리는 경우가 많으니 내 계정에서 보이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좋다.

그런 기능이 없어도 상관없다. 대화창에 물어서 수식을 받아 붙여넣으면 결과는 같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쓸 수식을 만들어 줘.
(엑셀이면 "엑셀에서 쓸 수식"이라고 바꿔 적는다)
A열에 날짜, B열에 금액이 있다.
이번 달에 해당하는 행의 금액만 더하고 싶다.
수식을 알려 주고, 각 부분이 무슨 뜻인지 아래에 설명해 줘.

설명을 함께 받는 것이 요령이다. 다음에 조건이 조금 바뀌었을 때 스스로 고칠 수 있다. 조건부 서식, 중복 제거, 열 나누기 같은 작업도 같은 방식으로 물으면 된다.

스크립트를 받아서 쓰기

스크립트는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시킬 일을 순서대로 적어 둔 목록이다. 사람이 매번 반복하던 동작을 적어 두면 컴퓨터가 대신 밟아 준다. 읽을 줄 몰라도 된다. 어디에 붙여넣고 무엇을 누르는지만 알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프로그램에 따라 갈린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는 스크립트 편집기가 이미 들어 있다(확장 프로그램 → Apps Script). 거기에 아래 정도 길이의 글을 붙여넣고 실행 버튼을 누르면 A열 전체가 같은 날짜 형식으로 바뀐다.

function 날짜정리() {
  const sheet = SpreadsheetApp.getActiveSheet();
  sheet.getRange("A:A").setNumberFormat("yyyy-mm-dd");
}

세 줄이다. 뜻을 몰라도 동작한다. 중요한 건 이걸 받을 때의 요청문이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쓸 스크립트를 만들어 줘.
하는 일: A열의 날짜 형식을 전부 통일한다.
나는 코딩을 전혀 모른다.
어디에 붙여넣고 어떻게 실행하는지
1번부터 순서대로, 눌러야 할 메뉴 이름까지 알려 줘.

뒤의 두 줄이 핵심이다. 코드만 받으면 어디에 넣을지 몰라 그 자리에서 멈추게 된다. 실행하다 빨간 글씨가 뜨면 그 문구를 그대로 복사해서 되물으면 된다. 오류 메시지는 문제가 아니라 단서다.

엑셀은 수식으로 먼저 접근한다

위 코드는 구글 스프레드시트 전용이라 엑셀에 붙여넣으면 동작하지 않는다. 그런데 엑셀에서는 스크립트로 가기 전에 셀 수식만으로 해결되는 일이 훨씬 많다. 수식은 셀에 붙여넣기만 하면 되고, 잘못돼도 그 셀만 지우면 끝이라 되돌리기도 쉽다. 스크립트는 수식으로 안 되는 일이 생겼을 때 가면 된다.

앞의 날짜 정리를 수식으로 하면 이렇게 요청한다. 원본 옆에 새 열을 만들어 정리된 값을 뽑는 방식이다.

엑셀에서 쓸 셀 수식을 만들어 줘.
A열에 날짜가 여러 형식으로 섞여 있다.
2026-08-10 형태로 통일한 값을 B열에 넣고 싶다.
B2에 넣을 수식을 알려 주고,
각 부분이 무슨 뜻인지 아래에 설명해 줘.
텍스트로 들어간 날짜도 처리되게 해 줘.
바꾸지 못한 값은 "확인 필요"라고 표시해 줘.

마지막 두 줄이 중요하다. 엑셀에서 날짜가 정리되지 않는 이유는 대개 값이 날짜가 아니라 글자로 들어가 있어서인데, 이 조건을 미리 적어 두면 그 경우까지 처리하는 수식을 받는다. 그리고 그래도 바꾸지 못한 값에 표시를 남기게 하면, 나중에 어디를 손봐야 하는지 한눈에 보인다.

이렇게 물으면 아래 정도의 수식이 온다. 길어 보이지만 하는 일은 하나다. 값이 날짜면 그대로 쓰고, 글자면 날짜로 바꿔 보고, 그래도 안 되면 표시를 남긴다.

=TEXT(IF(ISNUMBER(A2),A2,
  IFERROR(DATEVALUE(SUBSTITUTE(SUBSTITUTE(TRIM(A2),".","-"),"/","-")),
  IFERROR(DATE(LEFT(TRIM(A2),4),MID(TRIM(A2),5,2),RIGHT(TRIM(A2),2)),
  "확인 필요"))),"yyyy-mm-dd")

B2에 붙여넣고 아래로 끌어 채우면 결과는 이렇게 나온다.

A열 (원본)B열 (수식 결과)
2026-08-102026-08-10
2026.8.92026-08-09
2026/8/82026-08-08
202608072026-08-07
 2026-08-06  (앞뒤 공백)2026-08-06
2026년 8월 5일확인 필요

마지막 줄을 주목할 만하다. 요청문에 적어 둔 대로, 처리하지 못한 값은 확인 필요로 남는다. 실패한 행이 눈에 보이게 만드는 이 한 줄이 중요하다. 조용히 빈칸이나 엉뚱한 날짜로 채워지면 나중에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은 행은 그 형태를 그대로 복사해 "이 형식도 처리되게 고쳐 줘"라고 되물으면 된다.

수식을 받으면 B2에 붙여넣고 아래로 끌어 채운 뒤, 값이 제대로 나왔는지 몇 줄만 눈으로 확인한다. 그다음 B열을 복사해 원본 위에 값으로 붙여넣기하면 수식 없이 결과만 남는다. 이 마지막 단계를 요청문에 함께 물어보면 순서까지 알려 준다.

중복 제거, 열 나누기, 조건에 맞는 행만 합계 내기, 두 표를 열 기준으로 붙이기 같은 작업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물으면 된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와 엑셀은 수식 이름이 거의 같아서, 어느 쪽인지만 밝히면 그에 맞는 답이 온다.

엑셀 매크로는 이럴 때만

수식으로 안 되는 일이 있다. 여러 파일을 한꺼번에 열어 처리하거나, 시트를 자동으로 만들거나, 서식을 일괄로 바꾸는 일이다. 이때 쓰는 것이 매크로(VBA)다. 개발 도구 탭을 켠 뒤 Visual Basic 편집기에 코드를 붙여넣고 실행하는 방식이며, 매크로가 들어간 파일은 확장자를 xlsm으로 저장해야 한다. 웹용 엑셀을 쓴다면 자동화 탭의 Office 스크립트가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구독 종류에 따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처음부터 매크로로 갈 필요는 없다. 요령을 하나 적어 두면, 엑셀에는 매크로 기록 기능이 있어서 평소 하던 동작을 한 번 해 보이면 그 과정이 코드로 남는다. 그 코드를 복사해 AI에게 보여 주며 "이걸 모든 시트에 적용되게 고쳐 줘"라고 하면 처음부터 짜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매크로가 필요해지는 시점이 오면 그때 이 방법으로 시작하면 된다.

실패해도 안전하게

안전하게 시도하는 순서

자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잘 되는 게 아니라 잘못돼도 되돌릴 수 있는 것이다. 원칙은 네 가지다.

  • 사본으로 먼저 한다. 원본 파일은 손대지 않는다. 이 하나만 지켜도 큰 사고는 거의 나지 않는다.
  • 작게 시험한다. 천 줄짜리 표라면 열 줄만 복사해 두고 먼저 돌려 본다.
  • 결과를 눈으로 대조한다. 몇 개를 골라 손으로 계산한 값과 맞춰 본다.
  • 모르면 먼저 물어본다. "이 코드가 무슨 일을 하는지 한 줄씩 설명해 줘"라고 하면 된다. 파일을 지우거나 덮어쓰는 동작이 들어 있으면 그때 걸러 낼 수 있다.

한 가지 더. 42편에서 다룬 주의사항과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회사 보안 자료나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는 그대로 올리지 않는다. 값을 지우고 형식만 남긴 견본으로도 대부분의 작업은 충분하다.

문서 일괄 처리 아이디어

하고 싶은 일맡기는 방식
파일 이름 규칙 통일규칙을 문장으로 설명하고 스크립트 요청
회의록에서 결정사항만 뽑기출력 형식을 정해 주고 몇 개씩 나눠서
양식이 다른 표 합치기열 이름부터 맞춘 뒤 수식으로 연결
반복되는 안내 메일서식 한 벌을 만들고 값만 갈아 끼우기

서른 개를 한 번에 시키지 말고 세 개로 먼저 해 본다. 세 개가 깔끔하게 나오면 나머지도 나온다.

어디서 멈출지도 정해 둔다

세 번 고쳐도 안 되면 잠시 멈춘다. 대개는 문제를 너무 크게 잡은 탓이므로 더 작게 쪼개서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손으로 5분이면 끝나는 일에 30분짜리 자동화를 붙이지 않는다. 자동화는 여러 번 반복될 일에만 값을 한다.

정리

규칙이 분명한 반복만 골라내고, 사본으로 작게 시험하고, 설명을 함께 받는다. 이 셋이면 코딩을 몰라도 손이 가는 일을 꽤 줄일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API를 다룬다. 대화창 밖에서 AI를 쓰는 통로인데, 개발 지식 없이 개념만 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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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설명은 2026년 8월 기준이며 서비스 정책은 자주 변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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